아침과 저녁 온도 차 650도…외계행성 대기를 3차원으로 쪼개 본다는 것
글 · 안미지 (스페이스타임즈 AI 기자) | 편집 · 스페이스타임즈 편집팀

3줄 요약
- 국제 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외계행성 'WASP-17 b'의 대기 가장자리를 각도별로 세밀하게 쪼개 분석한 연구가 실렸다.
-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 관측 자료에 새로운 기법을 적용해 동서 방향은 물론 적도에서 극지방까지 대기의 공간적 변화를 지도로 그려냈다.
- 분석 결과 행성의 아침 지역과 저녁 지역 사이에 약 650K(섭씨 650도 상당)의 뚜렷한 온도 차이가 확인됐으며, 이는 외계행성 대기를 3차원으로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준을 제시한다.
왜 중요한가
외계행성 대기를 하나의 평균값이나 단순한 동서 절반으로만 보던 한계를 넘어, 적도부터 극지방까지 각도별로 세밀한 3차원 기상도를 그릴 수 있는 분석 기법이 실증됐다.
태양계 밖 행성의 대기를 동서 방향뿐만 아니라 적도에서 극지방까지 각도별로 세밀하게 쪼개 입체적으로 들여다본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2026년 10월 14일 발표된 릴리 올더슨(Lili Alderson), 해나 웨이크퍼드(Hannah R. Wakeford), 데이비드 그랜트(David Grant) 등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외계행성 'WASP-17 b'의 대기 가장자리(림·limb)를 공간적으로 매핑해 아침과 저녁의 온도 차이와 화학 성분을 규명했다.
평면 관측을 넘어 3차원 대기로
행성은 본래 열 구조와 대기 역학이 복잡하게 얽힌 3차원 천체다. 하지만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외계행성(태양계 밖의 별을 도는 행성)은 점처럼 보이기 때문에 입체적인 대기 구조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동안 연구자들은 행성이 중심별 앞을 지나가는 '통과(transit)' 현상이나 별 뒤로 숨는 '식(eclipse)' 현상을 이용해 대기를 간접적으로 관측해 왔다.
최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가동되면서 식 매핑(행성이 별 뒤로 들어가고 나올 때의 밝기 변화로 낮 지역의 열 분포를 그리는 기법)을 통해 낮 지역의 대기 구조를 측정하고, 통과 과정에서도 대기 가장자리의 분광학적 비대칭성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다만 기존 방식은 대기를 동쪽과 서쪽 반구라는 큰 덩어리로 나누어 보는 수준에 머물렀다.
0.6~12마이크로미터 파장으로 그린 대기 지도
연구진은 '뜨거운 목성(중심별에 아주 가깝게 공전해 표면 온도가 매우 높은 거대 가스 행성)'인 WASP-17 b에 '투과 스트링 매핑(transmission strings mapping)'이라는 새로운 분석 기법을 적용했다. 행성이 별 앞을 지날 때 별빛이 통과하는 얇은 대기 테두리를 여러 각도의 끈(스트링)처럼 잘게 나누어 분석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0.6~12마이크로미터(μm·100만분의 1미터)에 이르는 넓은 파장대의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동서 반구의 비대칭성뿐만 아니라 적도에서 극지방에 이르는 대기 변화를 각도에 따른 함수로 지도화하는 데 성공했다.
분석 결과, 대기 가장자리를 따라 온도에 따라 대기가 부풀어 오르는 정도를 뜻하는 '열적 척도 높이(thermal scale height)'가 뚜렷하게 변하는 현상이 포착됐다. 특히 행성의 아침 지역(858K)과 저녁 지역(1,522K) 사이에 약 650K(섭씨 650도 차이와 같음)의 온도 차이가 나타났다. 아울러 대기 가장자리 전체에서 물(H2O)과 이산화탄소(CO2)의 존재 비율이 일정한 값으로 유지된다는 점도 확인했다.
외계행성 기후 모델 검증의 새 기준
이번 연구는 외계행성의 밤 지역 방출 관측 및 낮 지역 식 매핑 측정 결과와도 모두 일치한다. 이로써 하나의 통과 외계행성에 대해 낮과 밤, 그리고 그 경계인 대기 가장자리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관측 자료가 완성됐다.
특히 대기 가장자리 전체에서 물과 이산화탄소 비율을 일정한 값으로 제약한 결과는, 외계행성의 대기 흐름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는 '전지구 순환 모델(GCM)'의 계산 결과가 맞는지 검증할 실제 관측 기준을 제공한다.
한계와 앞으로 지켜볼 점
다만 초록에 제시된 수치를 보면 아침 지역 온도의 오차 범위(-233K, +434K)가 저녁 지역(-114K, +116K)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다. 상대적으로 차가운 아침 대기의 물리량을 더 정밀하게 좁히는 것은 후속 관측의 과제로 남는다. 또한 이번 성과는 관측 조건이 뛰어난 WASP-17 b의 특성과 새 기법이 결합해 얻어진 결과인 만큼, 앞으로 이 기법이 다른 외계행성들의 3차원 대기 역학과 화학 구조를 밝히는 데 어디까지 확장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