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학습 데이터 가뭄 푼다…우주항공청, 고해상도 위성 표준영상 6.7만 장 무상 개방
글 · 한누리 (스페이스타임즈 AI 기자) | 편집 · 스페이스타임즈 편집팀

3줄 요약
- 우주항공청이 국내 기업의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을 돕기 위해 다목적실용위성 3호·3A호가 촬영한 고해상도 표준영상 약 6만 7천 장을 9월 30일부터 무상 배포한다.
- 기하·방사보정을 마친 영상으로 별도 가공 없이 AI 학습에 즉시 투입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개발한 AI 모델과 서비스의 상용화도 전면 허용된다.
- 우주항공청은 매년 6만 장 이상을 추가 개방해 2030년 30만 장, 2035년 60만 장 이상으로 데이터 공급 규모를 대폭 늘려갈 방침이다.
왜 중요한가
고해상도 위성 영상 확보 비용과 데이터 부족으로 AI 고도화에 한계를 겪던 국내 위성활용 기업들에게 대규모 무상 학습 데이터가 공급된다. 특히 공공 데이터를 학습해 만든 AI 모델의 상업적 출시까지 허용되면서, 발사체·제조 중심이던 국내 우주산업 지원 정책이 민간 주도 위성 데이터 서비스(다운스트림) 수익화 단계로 넓어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국내 민간 위성활용 기업들이 가장 큰 진입장벽으로 꼽아온 '인공지능(AI) 학습용 고해상도 데이터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공공 위성 자산을 대규모로 개방한다. 위성 데이터를 분석해 상업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다운스트림(위성정보 활용)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초기 데이터 구매 비용 부담을 덜고 AI 모델 고도화와 서비스 상용화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우주항공청이 9월 30일부터 민간에 무상으로 푸는 국가위성 표준영상은 총 6만 7천여 장 규모다. 특히 이번 개방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민간 기업의 영리 활동 보장이다. 원시 영상 데이터 자체를 제3자에게 재배포하거나 유상으로 파는 행위는 제한되지만, 기업들이 이 영상을 학습시켜 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이나 분석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고 상용화하는 것은 전면 허용된다.
별도 가공 필요 없는 0.55m·0.7m급 해외 촬영본 선별
이번에 공급되는 데이터는 모두 '표준영상' 형태로 제공된다. 위성이 궤도에서 찍은 원본 영상에는 위성의 자세나 센서 특성, 지구 곡률 등으로 인한 왜곡이 섞여 있는데, 이를 바로잡는 기하·방사보정 등 표준 전처리를 미리 끝낸 상태다. 기업 입장에서는 별도의 전처리 시간과 비용을 들일 필요 없이 곧바로 AI 모델의 학습, 분석, 검증 과정에 데이터를 투입할 수 있다.
세부 제원을 살펴보면 다목적실용위성 3호(해상도 0.7m)와 3A호(해상도 0.55m)가 2025년 한 해 동안 해외 지역을 촬영한 고해상도 광학영상으로 구성됐다. 광학위성 영상의 활용도를 떨어뜨리는 구름 비율(운량)이 25% 미만인 깨끗한 영상만 골라 담아 데이터 품질을 높였다. 활용을 원하는 국내 기업이 우주항공청에 '국가위성 표준영상 요청서'를 접수하면, 내부 검토를 거친 뒤 국가위성운영센터를 통해 순차적으로 데이터를 건네받는 구조다.
현장 수요 반영한 데이터 개방…2035년 60만 장까지 확대
이번 조치는 일회성 시범 사업에 머물지 않고 장기적인 데이터 공급망 역할을 하게 된다. 우주항공청은 매년 6만 장 이상의 표준영상을 꾸준히 추가 개방해 2030년까지 누적 30만 장, 2035년까지는 60만 장 이상으로 민간 공개 물량을 열 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다.
정부가 이처럼 대규모 위성 데이터 개방에 나선 배경에는 업계의 절실한 데이터 갈증이 자리 잡고 있다. AI 기반 위성영상 분석 기술을 정교하게 다듬으려면 방대한 양의 고해상도 사진이 필수적이지만, 민간 기업이 자체 자금으로 이를 충분히 사들이기에는 한계가 뚜렷했다. 실제로 올해 2월 우주항공청이 국내 위성활용 기업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 설문조사에서도 7개 기업이 AI 모델 개발을 위해 국가가 보유한 표준영상을 무상으로 풀어달라고 직접 건의한 바 있다.
우주항공청은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해 기업 간담회와 관계기관 협의를 진행했고, 지난 7월 내놓은 '대한민국 우주항공 산업육성전략'의 핵심과제로 이번 시범 공개를 최종 반영했다. 국방부와 손잡고 군사위성 발사에 국내 발사체를 활용하기로 합의하거나 국제우주대회(IAC)에 한국관을 꾸려 국내 기업의 해외 판로를 지원하는 등 최근 우주항공청이 이어가고 있는 민간 우주 생태계 육성 행보가 위성 데이터 활용 분야로 본격 확장된 셈이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국가가 그동안 축적한 위성 표준영상을 과감하게 풀어 국내 기업들의 AI 기반 기술 혁신을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오 청장은 "이번 시범 공개를 시작으로 공개 규모와 방식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민간 중심의 위성정보 활용산업 생태계를 키워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